글∙그림 이명재

왜 가끔 그럴 때 있잖아요.
바쁘게 살다보면.

계절은 지나고 달력은 넘어가는데

돌아보면 뭐 하고 살았는지 기억도 안 날 때

같은 하루가 매일매일 반복되는 느낌일 때.

그럴 때 어느 날 문득 집에 돌아와서
이렇게 자라고 있는 애들을 보면

한 두달 전엔 하나였는데.
그동안 꼬물꼬물 열심히 크고 있었구나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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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면서 약간 뿌듯해진다고요.

의미 없게 지나갔다고 생각했던

나의 지난 시간들도 덤으로
뿌듯해지는 기분?

이렇게 작지만, 밭을 일구고 작물을 키운다는 게요.
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잖아요.

근데 그 오래 걸리는 게 좋을 때가 있어요.

FIN

글∙그림 이명재